11. 3. 20.

위대한 탄생을 하는 최종 멘티가 대량상품처럼 복제되는 가수가 되지 말길..

위대한 탄생이라는 프로에서 멘토들이 뽑은 멘티를 가지고 여러 말들을 한다.

음악이 예술영역이고 보면 저마다 느끼는 감흥은 다를 수 있기에 그리하는 것 같기도 하고 그새 열심히 노력하는 멘티들의 팬이 된 것 같기도 하다. 아무튼 위대한 탄생의 인기가 높다는 방증일테니까 그 프로그램을 만든 사람들은 기뻐하겠지....


이은미씨도 김윤아씨도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뮤지션인데 그들의  인간적인 면들을 볼 수 있게 되어서 위대한 탄생에 무척 호감이 갔다.

나는 팝송세대라고 할 만큼 팝에 빠져 젊은 시절을 보냈다. 비틀즈, 야드버즈, 레드제플린, 딥퍼플, 퀸, 핑크프로이드, 킹크림슨, 뉴트롤스....  지금도 그들의 CD가 내차에 가득차있다. 한국 음악으로는 김민기, 들국화, 유재하, 김현식... 등을 좋아했었다.

그리고 요즘 아이돌들의 노래는 한곡도 모르고 살고 있다. 소녀시대나 카라 처럼 인터넷상에 자주 오르는 가수들의 이름만을 알 뿐이다.

그럴 수 밖에 없었던 이유는 사실 없는 것 같다. 바쁘서 그들을 모른다는 것은  핑계다. 오히려 아이돌의 음악이 음악이 아닌 것이라고 단정지었다. 그들의 음악은 기획사가 만들어낸 일시적인 상품으로만 취급했던 것이다.  정성과 심혈을 기울여 만든 예술품이 아니라 철지나면 사라지는 대량상품의 하나라고만 생각했다.

위대한 탄생이라는 프로도 기획사와 방송사가 만들어내는 아이돌이라는 상품의 변종으로 봤다. 대중오락매체를 거의 점령한 아이돌에 대한 염증은 내 마음 속에 깊이 자리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위대한 탄생이 어떤 의도를 가지고 있던지 그 곳에 참여하여 살벌하게 경쟁하는 사람들의 진지함은 참으로 신선했다. 가수가 꿈인 사람들이 기획사의 체계적인 훈련 속에서 상품화되는 것이 아니라 순전히 자신의 능력과 노력으로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기위해 벌이는 과정은 내 관심을 집중시켰다.(물론 그들도 나중에 어떤 의미에서는 상품으로 될지 모르지만)

박진감 넘치는 스포츠 경기 같다고나 할까?

이은미씨나 김윤아씨는 음악을 즐기라고 말했다. 손에 땀을 지는 살벌한 경쟁에서 '즐긴다'는 것이 얼마나 씨알이 먹힐지는 모르겠으나 궁극에서는 경쟁도 즐기고 노래하는 것 자체도 즐기는 사람이 위대한 탄생을 하게 될 것 같다. 

그래서 위대한 탄생을 하는 최종 멘티가 대량상품처럼 복제되는 가수가 되지 말고 이은미씨같은 아티스트가 되면 좋겠다.

탈락한 사람들은 그다지 실망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훌륭한 게임에서 지면 그 만큼 배우는것도 크기 때문이다. 지금의 탈락자가 나중에 더 훌륭한 승리자가 되는 일은 인생에서 흔한 일이다.

위대한 탄생이 단순히 시청자에게 열광하는 프로가 아니라 그 곳에서 진정한 아티스트가 나오는 계기로 작용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