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5. 27.

리영희 '대화'를 읽고... (간략한 느낌)

 

대화 - 10점
리영희, 임헌영 대담/한길사

 

 

 

 

 

 

 

 

 

 

 

 

 

리영희 선생님의 대화식 자서전인 '대화'를 읽었다.  격동의 현대사를 살아오신 선생님의 삶과 사상이 생생하게 기술되어 있다.

 

6.25 전쟁 시는 연락장교로 최전선에서 보내고 제대후 신문사에서 외신기자로 세상의 사건들을 접하며 편협되지 않은 객관적인 시각과 예리한 판단으로 정세를 읽어내며

 

미국의 이기적 행동들, 이승만 정권의 실상, 4.19혁명, 5.16쿠테타, 그리고 군사독재를 격으며

 

언론인이자 대학교수로서 국민들이 오판하거나 알지 못하고 있는 미국의 실상과 남북문제, 중국의 혁명, 베트남 전쟁의 실상을 우리사회의 개혁의 일환으로 적확히 밝히신 선생님의 진실에 대한 열정에 감동에 감동을 더하며 읽었다.

 

세상은 다시 리영희 선생님 같은 열정에 차고, 부정한 현실과 타협하지 않는 꼿꼿한 선비(지식인)들을 필요로 하게 되었다. '대화'의 1쇄가 2005년 3월이니 노무현 정부 때이다. 리영희 선생님은 지식인의 일정한 소임을 다하고 말년을 조용히 쉬려는 태도를 견지하신다. 1929년생이시니 고희를 넘기시고 세상을 조용히 관조하며 죽음을 맞이하려 하셨을 것이다. 그런데 요즘 리영희 선생님은 과연 어떤 생각을 하실까?  아마도 아픈 가슴을 쓰다듬고 계실 듯하다.

 

 

 

10. 5. 26.

대한민주공화국의 슬픔

어느 방송인가 방영되는 것 중에 버릇없고 대책이 없는 어린아이를 부모들이 요청을 하면 전문가들이 가서 거짓말처럼 다른 아이로 변하게 도와주는 것을 보여주는 프로그램이 있다.

 

그 프로그램을 보며 아이들의 인성이 조부모나 부모에 의해 그토록 쉽게 엇나가는 것에 대해 놀란다. 조부모나 부모가 아이를 사랑하지 않아서 아이가 엇나가는 경우는 거의 없다. 다만 그들이 아이를 대하는 방법, 즉 교육법이 잘못되어서 아이가 엇나가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아이에 대한 대처법을 알려준다.  전문가의 조언에 의해 부모들은 비교적 수월하게 아이들의 엇나간 인성을 바로 잡는다. 이 또한 놀라운 일이다. 그토록 쉽게 고쳐진다는 것이.

 

아마도 어린아이는 그만큼 순수하기에 엇나간 경우도 쉽게 고쳐질 것이라 생각한다. 만일 엇나간 아이를 방치해서 청년이 되고 성인이되면 잘못된 인성은 평생 고쳐지지가 않는다.

 

 

우리는 해방후 분단된 상태로 나라가 세워졌다.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과 대한민주공화국. 그리고 대한민주공화국에는 친일행적을 한 놈들이 여전히 권력을 잡기도 하고 집권세력의 손과 발이 된다. 이것이 가장 큰 문제였던 것 같다. 국가가 생기면서 새술을 새부대에 담아야 하는데 새술을 반역자들의 부대에 담았다.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은 그렇지 않았다. 우리만 그랬다.

 

애초에 우리가 친일파를 청산하는 일은 수월했을지 모른다. 행여 수월하지 않았을지라도 국가를 시작하는 시점부터 과거의 부정한 행위에 대한 제거노력을 경주했었다면 지금처럼 대한민주공화국에 역사 앞에 부끄러운 권력자들이 이토록 득실되지는 않았을지도 모른다. 그 당시가 가장 바로잡기 쉬웠다. 친일세력들은 친미세력이 되고 극우반공주의자가 되며 대한민주공화국에서 권세를 누렸고 누리고 있다.

 

오랬동안 사회는 요소요소에 부정한 행위가 존재했다. 아무리 부정한 행위를 해도 줄만 잘타면, 힘만 얻으면 면죄된다. 응당 당연시 한다. 부정한 행위는 계속 교육되서 이어지고 세습된다. 대한민주공화국의 권력자는 곧 부정한 놈들이라는 등식이 성립될 정도였다.

 

쉽게 고쳐지지는 않는 것이지만 그만큼 대한민주공화국에 깊게 자리했지만 한편에서는 오랜세월 부정한 요소를 제거하려고 노력을 경주했었다.

 

그런데 역사의 불운일까? 그 부정한 세력들은 다시 권세를 차지했다. 그리고 자신들의 부정한 역사를 반복하고있다.

 

애초에... 그러니까 건국 당시부터 바로잡지 못한 것이 대한민주공화국의 슬픔인 것 같다.

 

(대한민주공화국의 부정한 세력들이 너무도 짝사랑하는 대상은 미합중국이란 것도 되새겨보아야 한다)

 

 

 

 

천안함으로 촉발된 위기상황을 보며...

천안함 사태 후에 지금까지 국가는 천안함 정국이다.  4대강 문제, 언론탄압, 스폰서 검찰 문제 등등 천안함의 침몰 여파에 함께  침몰되어 있는 듯하다.  6.2지방선거가 얼마남지 않아서인지 그나마 선거의 열기는 조금씩 달아오르려고 하는 것 같다.  그러나 이번 선거도 천안함 사태의 위력에 강한 영향을 받는 분위기다. 

 

 

'안보 정국' 이다.  그야말로 '안보 정국'이 형성되었다.  이명박의 북한에 대한 강력한 발언들을 보며 무슨 배짱으로 저러는지 모르겠다.  '전시작전권'도 없는 대한민국이 북한에 자의적으로 군사적 응징을 할 수 있을까?  북한에 대한 군사적 대응의 최종결정은 미국이다.  미국이 허락해야 가능한 것들을 떠드는 것을 보면 미국과 모종의 합의가 있는 듯하다.  한반도는 천안함 정국이고 안보 정국이고 선거도 이 논리에 희생되어 가고 있다. 이명박은 속으로 쾌재를 부르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여타 불리한 정국이 일순간에 만회된 형국아닌가

 

 

이명박이 강력히 대응한다고 하는 지금의 상황에서 북한이 보유한 미사일이라도 몇발 쏘면 한반도는 어떻게 될까?  망해가고 있는 나라가 남은 것은 악밖에 없어서 도발을 하고 미국과 남한이 응징을 한다. 그래서 북한이 망하고 한반도에 통일이 온다. 기존 북한의 모든 것들은 남한의 기득권세력의 이익에 쓰여진다. 전쟁을 통해 미국은 거대한 이익을 챙긴다.  진정 이런 것을 바라는 것일까? 

 

 

외부세력에 의한 북한의 붕괴는 보수세력들의 실현불가능한 꿈일 뿐이다. 북한은 그렇게 쉽게 무너지는 아랍권의 국가들과는 차원이 다른 국가이다. 북한을 구성하는 인민들은 생명력이 강한 '한민족'이고  북한 인민들은 오랜 세월을 공산주의, 사회주의 이념 아래 의식화되었고 강한 결속력이 있다.  그들이 스스로 북한의 이념적 한계를 느끼고 회의하고 반성하며 이념의 변화적 수용을 꾀할 때 북한의 지배체제의 붕괴는 수월해질 수 있다.  그러나 외부세력의 강력한 압박은 그들의 위기의식을 조장하여 더욱 강한 결속력을 바탕으로 한 결사항쟁을 일으킬 것이다.  미국은 베트남이라는 게임도 안되는 나라에게 패배했었다.  경제력, 군사력 등 미국에 비해 별볼일 없었던 베트남에게 패배한 이유는 베트남민의 강한 민족통일정신과 결속력이었다. 이는 훗날 미국도 시인한다.  북한은 베트남보다 더하면 더했지 못하지는 않다고 본다.  아무리 현시점에서 북한이 망해가고 있는 나라의 형국이지만 외부의 강한 압박은 북한 붕괴의 좋은 방법이 못된다.

 

 

김정일의 세습체제에 대한 거부반응이 포착되는 북한, 조금씩 태동하려한 시장을 화폐개혁으로 일순간에 좌절시킨 북한, 그래서 다시 계획경제로 회귀하려는 북한, 미국과의 외교적 협상도 순탄치않고, 남한하고도 냉냉한 분위기 속에 자구책을 마련해야 했던 북한. 그럴수록 중국에 더욱 머리숙여 빌붙을 수밖에 없는 북한. 말라비틀어져 오기만 남은 것 같았던 북한. 차츰 망해가고 있는 나라 북한을 더욱 궁지에 몰아세워서 이명박이 얻으려는 것은 무엇일까?  그리고 미국이 얻으려는 것은 무엇일까?

 

 

한반도 위기 상황 속에  경제는 불안해지고 보수세력은 이를 바탕으로 공고한 결집을 하고있다. 이명박이 바라는 것은 보수세력의 결집, 선거의 승리, 그리고  박정희정권식 남북 극단적대결상황을 통한 영구집권적 토대 구축(이명박을 위시한 한나라당으로 대변되는 보수세력들의 영구적 집권)인 것 같다.  미국은 위기 상황을 통해 한반도를 포함한 동아시아에서의 세력우위를 차지하려는 것 같다.  위기를 조장한 책임을 물어 북한을 압박하고 세계평화를 저해하는 북한과 동맹관계인 중국을 견제하려는 것이다.  그리고 남한에 이때를 이용해서 무기를 팔것이다.  노벨평화상을 탄 오바마는 이명박에게 미국산 전쟁물자를 팔아 이익을 챙기려할 것이다.

 

 

아이러니하게도 북한에 강력히 대응하겠다는 이명박이란 사람이 대통령으로 있는 남한은 한반도의 위기상황의 지속과 전쟁의 발발 가능성에서 북한에 비해 훨씬 큰 피해가 있을 것 같다.

국제외교정치적 상황, 국제경제관계적 상황, 내부의 사회적, 경제적 상황에서 북한 보다 큰 피해가 있을 것 같다.

 

 

남한의 적잖은 사람들은 북한에 퍼주기식 외교를 비난했었다.  하지만 곰곰히 따져보자.  큰 장사는 투자에 주저하면 안된다.  저렴한 북한의 인력을 수급하고 많은 북한의 천연자원, 관광자원을 남한이 점차 개발한다면 북한의 퍼주기식 접근이 나쁜 것만은 아니다. 분명 남는 투자다. 또한 경제관계의 원활한 소통속에 남북한의 내부 변화와 남북의 동질성의 증대, 중국이나 미국으로부터의 남북의 자주적 결속, 한반도에 고착된 평화를 배경으로한 2체제 1국가의 대내외적 주권국가 설립. 그리고 완전한 통일... 이러한 역사의 과정이 진행된다면 좀 퍼주면 어떠한가.  북한에 퍼주는 것을 비판하는 사람들은 진심은 통일을 바라지 않는 사람들일 것이다. 그들은 비판에 앞서 먼저 우리가 왜 분단되었고, 왜 분단된 상태를 지금껏 지속해와야 했고, 미국의 본질이 무엇인가에 대해 곰곰히 생각해야 한다.

 

 

북한이 설령 천안함에 어뢰를 발사했다한들 문제의 대처를 지금처럼 해나가면 북한이나 남한이나 득될 것이 없다.  치기어린 대응을 하지말고 이 민족의 미래를 생각하는 관점에서 해결해야 한다. 미국, 일본, 중국 이런 나라들은 남북한을 진심으로 염려하고 걱정해주는 나라가 아니다.  그들은 어디까지나 자국의 이익을 위해 움직일 뿐이다.  만일 이민족의 미래를 생각하지 않고 계속 지금처럼 '강력 대응' 만 외친다면 이명박은 고작 자신과 보수세력의 영구 집권을 위해 한반도의 역사를 거꾸로 돌리고 있는 것이다.  대한민국 주식회사의 CEO인 이명박은 참 나쁜새끼다.

 

 

 

 

10. 5. 21.

천안함 발표 아직 못 믿겠다

사물은  인식되는 것 만큼 존재한다. 그래서 돼지눈에는 돼지만 보이고 부처눈에는 부처만 보인다는 속담도 있다.

 

천안함 침몰도 인식의 차이가 있어 왔고 천안함 조사 결과를 받아들이는데 있어서도 차이가 있는 것 같다.

 

정부가 진상조사해서 발표한 것이면 일단 믿어야 한다. 그런데 믿음이 생기지 않는다.

 

설령 사실이라해도 '믿고 싶지 않아서' 그런 것일까?  아니면 박정희,전두환 군사독재시절에 모든 제도권 교육을 받으며 생긴 불신감 때문에 그러는 것일까?

 

솔직히 김연아가 벤쿠버 동계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땃다는 것을 '이명박씨가 말하면' 못 믿겠다.  이 나라의 현 대통령의 말은 어떤 믿음도 가지 않는다.

 

정부의 발표는 나의 인식에서는 이렇게 존재한다.

 

 

 

10. 5. 20.

직장상사의 조선일보 사랑

내가 있는 직장에서는 조선일보를 구독한다. 나는 어쩌다 이 찌라시에서 또 무슨 억지를 부리나 하고 들여다 볼뿐이다.

 

그런데 내 직장상사는 퇴근 때 조선일보를 정성껏 챙겨서 집에 가져간다.

난 그런 모습이 못마땅했다.  '챙길 것이 따로 있지, 무료로 구독해줘도 안 볼 신문을  저렇게 챙기다니....'

 

오늘도 어김없이 조선일보를 챙긴다.   물끄러미 보고 있는 나에게 하는 말이

'집에 강아지가 있어서...'

 

오해하고 있었던 것이다. 조선일보는 직장상사의 강아지 똥을 받기 위한 것이었다.

 

 

 

 

 

'화려한 휴가'를 보며

5월 18일 저녁에 곰플레이어의 무료영화 코너에서 모처럼 '화려한 휴가'를 봤다. 예전에 영화관에서 봤었으나 몇해가 흐르니 또 다른 느낌으로 다가온다.  그때는 대통령도 노무현이었다. 지금은 이명박씨가 대통령이다. 노무현 정부에서 이명박 정부로의 권력 이동은 많은 부정적 변화를 초래했다. 그래서인지 지금 '화려한 휴가'를 보며 예전에 느꼈던 광주항쟁의 아픔과는 다른 느낌을 받는다.

 

 

광주항쟁에서 피가 흘려진 원인을 제공한 자들은(전두환 일당이라고 하겠다) 아직도 버젓이 활개치고 살고 있다. 광주항쟁과 여러측면에서 깊은 관계가 있었던 김대중 전 대통령이 전두환 일당을 용서해 주었으니 크게 문제 삼고 싶지는 않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광주에서의 아픔을 잊어서가 아니라 이 나라의 미래를 더 크게 생각했을 것이다. 분열과 대립의 역사를 지나 융합과 상생의 역사를 시작하려고 전두환 일당을 용서했을 것이다. 광주의 시민뿐 아니라 이 사회의 많은 시민들도 김대중 전 대통령의 뜻을 이해했기에 크게 반대하지 않았다. 그 시점에서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결정이 옳았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 2010년 현재 전두환 일당을 용서해준 것을 잘한 결정이라고, 이 국가의 미래를 위해서 합목적적으로 내린 결정이라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전두환 일당이 단지 건재해서 그런가?  아니다. 그들이 버젓이 잘 살고 있는 것은 용서할 때 예상된 부분이다. 그들이 지금 건재해서가 아니라 전두환 일당으로부터 이어져 내려온 세력인 현재의 집권세력은 전혀 반성을 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반성은 커녕 전두환 정권과 그 이전의 박정희 군사정권, 이승만 부패정권의 작태를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

 

 

'화려한 휴가'에서 주인공들의 가슴 아픈 이별이 슬픈 것이 아니라 광주에서의 위대한 민중의 항쟁이 기념식 한번으로 희석되어가는 것이 슬프고,  현재의 집권세력이 광주 항쟁을 야기시킨 세력들과 거의 동일해져가는 지금의 현실이 슬프고,  국민의 오랜 염원으로 이룩되었던 이땅의 민주주의의 토대들이 하나씩 하나씩 사라져 가는 것이 슬픈 것이다.  광주항쟁의 또 하나의 원인인 미국을 지금 이땅의 국민들은 아직도 바로 알지 못하는 것같아 슬프기도 하다.

 

 

광주항쟁 30주년이지만 이땅은 아직도 광주항쟁의 의미가 아로새겨지지 않은 것 같아 슬프다.

 

 

 

 

 

10. 5. 14.

내가 그걸 쓰면 나머지 99명은 어떻게 살라고?

법대를 졸업했고 사법고시도 준비를 했었기에 공인중개사 시험은 큰 부담이 아니었다. 그러나 시험의 난이를 떠나서 공인중개사로서 사는 것은 내 성격과 맞지 않은 것 같아 염두에 두지 않고 살아왔다.

 

그러던차에 친한 친구가 매달 어느 정도 돈을 주겠다고 하면서 공인중개사 시험을 봐서 자격증을 자기에게 빌려 달라고 했다. 시험을 보려고 준비를 했었다. 그러나 중도에 그만 두었었다. 양심에 허락치 않았다.

 

지금 다니는 직장에서 누군가가 부동산에 대해서 잘안다고 하며 공인중개사 자격증이 있으면 좋겠다고 하길래 지난 일을 이야기하니 나를 바보 취급을 한다. 매달 일정액의 돈을 받을 기회를 놓쳤다고...   순간 약간 화가 나길래 '자격증이나 빌려주는 것은 내 철학에 맞지 않다'고 했다. 그랬더니 주변사람들도 나를 비판한다. 그렇게 까탈스럽게 살 필요가 무엇이냐고 하며...

 

공인중개사 자격증뿐 아니라 여타 자격증을 빌려주어 일정액의 돈을 지불 받는다는 이야기는 솔잖게 들어 알고 있는 바이나 내 친구는 물론 지금의 동료들도 응당 당연한 일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것은 문제가 가볍게 보이지 않는다.

 

회사 생활을 하며 접대를 배웠다. 하루는 우리가 사용하는 재료를 공급하는 업체에서 허위로 물품수량을 기입할테니 술값을 챙기라고 하길래 거절했다. 내가 거절한 것은 아니고 내 윗 상사가 거절한 것이다. '넌 그런 추잡한 행동하지 말라' 며 나에게 가르침을 주었다. 그러나 그 분보다 더 높은 양반이 거래처와 단가를 허위로 작성해서 실제로 술값을 챙기는 일이 발각되었다. 꼭 그 일 때문은 아니지만 그 높은 양반은 그만 두었다. 그리고 그가 관여했었던 재료공급처의 견적은 지나치게 높은 것을 알아냈고 우리는 거래선을 정리하게 되었다.

 

부정한 행위는 살아오면서 너무 많이 본다. 그리고 당연시 하는 모습들... 오히려 정당하게 살려고 하는 사람들이 바보취급이나 당한다.

 

검사도 검사생활을 하며 부정하게 변했을 테고 국회의원도 국회의원하면서 부정하게 변했을 테고 대학 총장도 부정하게 변했을 테고 교사들도 부정하게 변했을 테고 사업가들은 사업하다 부정하게 변했을 터이다. 부정한 행동을 하며 두근거리는 마음도 시간이 지나며,반복하며 만성이 되고 무감각하게 되었을 것이다.

 

이명박씨도 부정한 행위를 세트로 하고 다녔지만 대통령에 당선된 것을 보면 이제 사회의 요소요소에서 부정한 행위에 대한 일말의 죄책감 따위는 사라질 판이다.

 

지역사회나 국가를 대표하는 사람을 잘뽑는 것도 중요하지만 우리 모두에게 부정한 행위에 대한 반성이 없다면 결국 우리의 공동체는 부패하게 될지도 모를 일이다.

 

부정한 행위를 하는 근본적 이유는 인간의 이기적 욕구의 지나침인 것 같다. 누구나 이기적 욕구는 있다. 이기적 욕구가 적정선에서 남에게 피해를 가지 않는 선에서 행동의 동인이 되어야 하는데 이기적 욕구의 충족에 지나치게 집착한다면 부정한 행위는 나올 수 밖에 없지 않을까.

 

개인적으로는 우리 사회가 이기적 욕구의 지나친 집착 때문에 부정하게 변해가는 이유가 과도한 경쟁체제에 있지 않나 생각한다. 약육강식과 1등 제일주의식 신자유주의 사고와 시스템은 사람들에게 공동체 속의 조화나 이타적인 삶보다는 승리하는 것, 이기는 것을 우선시 하고 승자만을 찬양한다. 이는 과정보다는 결과를 중시하는 방식과도 맥이 닿는다.

 

그러나 아직 사회에는 양심적인 사람이 있고 선행을 행하는 사람들이 있고 때묻지 않는 새싹들이 자라고 있다. 그놈의 1등이 중요한게 아니라 양심적이고 도덕적인 사람으로 살아가는 것이 더 중요한 게 아닐까?

 

김규항의 '가장 왼쪽에서 가장 아래쪽까지' 에 이런 말이 나온다.

언젠가 우연히 <지식체널 e>라는 프로그램을 보는데, 제주도 해녀 할머니들이 나와요... 인터뷰어가 그중 연세가 많아 보이는 팔십 대 할머니에게 물어요.

"할머니, 스쿠버 장비를 사용하면 훨씬 편하시잖아요?"

"그럼 편하지. 혼자서 100명 몫은 하지".

"그런데 왜 안 쓰세요? 힘드신데".

그러니까 할머니가 대답하길

"내가 그걸 쓰면 나머지 99명은 어떻게 살라고?"

 

 

 

확연한 차이의 명함과 모순된 정책

아침에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후보자들로 부터 각각 명함 1장씩을 받았습니다. 자연히 비교를 해보게 되네요.

 

한나라당의 예비후보의 명함에는 자신의 약력 외에 '복지향상과 교육1등을 약속'한다고만 적혀있네요. 이것도 공약이라고 명함 앞면에 적어 놓다니...

 

민주당 후보의 것에는 비교적 자세한 지역현안에 대한 공약이 적혀있네요. '친환경 무상급식 전면실시, 학부모 학교운영지원 부담금 폐지, 뉴타운주민 권익보호를 위한 창구 개설' 등등

 

명함에 공약을 꼭 적어야 된다는 법은 없겠지요. 그러나 공약을 적을 바에는 구체적으로 적어야 하지 않나 싶습니다. 복지향상을 어떻게 구체적으로 실현시킬 것인지, 어떤 측면에서 교육1등을 하겠다는 것인지... 

 

지금껏 한나라당이 정치라고 해온 것을 보면 정치가 아니지요. 기득권 세력의 옹호, 상대방 비방, 억지 주장, 심한 부패 행태, 발뺌... 그런 사람들의 일단을 본 것 같습니다.

 

 저는 민주당도  못마땅하게 생각하는 사람입니다만 한나라당은 용서가 안되는 무리라고 여깁니다. 태생이 극우, 친미, 반공주의자들이니 당연하겠지요.

 

세계가 어떻게 돌아가고 미국의 정치세력들의 본질이 무엇이고 인류의 미래에 어떤 일이 합목적적인 것인가를 조금만 고찰해도 지금의 한나라당은 변화를 할텐데요.

 

세계는 신자유주의의 폐해를 반성하는 흐름으로 갈 것입니다.  신자유주의는 자본에게 너무 큰 권력을 부여했고 공고해진 자본의 권력화는 세계인에게 큰 불행으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복지정책은 국가의 역할을 증대시켜야 실효성이 확보되고 어느 지점에서부터 자본의 권력화는 복지정책과 상반됩니다. 결국 신자유주의의 기조 아래에서는 복지는 소원해질 수 밖에 없다고 봅니다. 또한 약육강식의 원리하에 1등만을 강조하는 신자유주의는 사회를 지나친 경쟁체제로 몰았습니다. 그 폐해는 언급하지 않아도 잘 알 것입니다.

 

오늘 저에게 명함을 건네준 한나라당의 예비후보는 막연히 복지향상과 교육1등을 주장하지만 '자신은 어떤 공약도 없고 그저 권력을 얻고 싶다.'고 말하는 것이 솔직한 표현이 아닐까요?

그는 아마도 신자유주의가 무엇이고 경쟁체제가 다수에게 어떤 불평등을 조장하고있고 그러한 불평등이 곧 복지하고는 상반되는 현실로 반영된다는 것을 알지 못할거라 생각합니다.

 

공약도 없고 있다한들 앞뒤가 모순인 추상적인 말만 앞세우는 사람이 무슨 지역의 대표가 되겠다고 하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