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4. 28.

검찰의 제도적 개혁과 우리의 의식 전환 모두 필요하다

독재정권시절에 검찰 뿐 아니라 법원도 권력의 시녀 노릇을 했었다. 요즘 법원은 그나마 법원칙을 지키려는 일관된 모습을 보인다. 그러나 검찰은 그대로다. 예전이나 지금이나 권력자들의 앞잡이 노릇을 하고 있다. 국회의원도 함부로 못건드리는 대한민국 검찰. 노무현 전 대통령도 개혁을 못했던 대한민국의 검찰은 지금 한명숙 전 총리사건과 '스폰서' 사건으로 궁지에 몰린 것 처럼 보인다.

 

그러나 대한민국 검찰이 이까짓 것에 굴하겠는가.  수구 보수세력과 피를 나누며 쌓아온 유구한 비리의 전통은 한 두가지의 실수로 흔들리는 것이 아니다. 대한민국 검찰의 힘을 너무 얕보면 안된다. 자신들의 최고 상관이었던 노무현 전 대통령도 죽음으로 몰지 않는가.

 

세상의 비난은 검찰의 개혁에 쏠려있다. 기소권을 독점하지 못하게 하자고 주장하는가하면 검찰의 고검장급을 선거로 뽑자고도 한다. 모두 본질적으로 맞는 얘기다.

 

그런데 우리가 놓치는 것이 있다. 검찰의 유구한 비리 전통과 지금의 힘을 있게 해준 원인이 과연 독재권력, 수구 보수세력들에만 있을까?  대한민국의 검찰을 비난하는 사람들은 자신의 자녀가 사법고시에 합격을 해서 검사가 되면 자랑스워하지 않았나? 주변사람들은 부러워하고 축하해주고...  권력의 시녀 노릇을 하는 집단에 들어간 것을 집안의 영광으로 삼지않았나? 어떻게든 검사들과 연줄을 잡으려고 노력하지 않았나? 몇 년에 한 번 볼까말까하는 친척 집안에 검사가 하나 있어도 남들에게 자랑하지 않았나?

 

검찰도 국가기관이다. 국가기관인 이상 국민의 기본권에 봉사해야 하는 것이다. 검찰의 힘은 정권을 비호하라고 준 것도 아니고 일신의 권력을 위해서 준 것도 아니다. 사회의 정의를 실현시켜 국민의 기본권이 제대로 움직이는 토대를 만들라고 준 것이다. 사회의 불의를 적발하고 기소하여 사회가 정의롭게 될 때 검사는 명예를 얻는 것이고 그것이 존재이유이다.

 

비루한 권력의 시녀 노릇이나 하는 집단에 들어간 것을 기뻐하고 축하해주는 세상의 의식과 이를 당연히 받아들이는 풍토 속에서는 검찰은 개혁되기 힘들다고 본다. 검찰의 개혁에는 제도적 개혁과 병행하여 우리의 의식 전환이 수반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