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6. 3.

투표용지에 그대로 있는 심상정

심상정씨는 선거3일 전 유시민씨를 지지하며 사퇴했습니다. 그분의 사퇴에 찬반양론이 있음은 별론으로 하고 그분의 용단에 동감하는 바 없지 않았습니다.  자신을 버리는 한이 있더라도 이명박 정부의 승리는 눈뜨고 볼 수 없고 마지막까지 자신이 할 수있는 것을 하려는 그분의 자세에 가슴 깊은 응원을 보냈습니다.

 

선거당일 받아든 투표용지에는 김문수, 심상정, 유시민 이렇게 3인이 인쇄되어 있었습니다. 순간 당황스럽더군요. 분명 심상정씨는 사퇴했는데 투표용지에 그대로 있었습니다. 선거3일 전 사퇴해서 이미 해당 투표소에 투표용지가 배치되었더라도 심상정씨가 투표용지에 그대로 있는 것은 납득이 가지 않았습니다. 고작 입구에 A4용지 두배만한 크기에 심상정씨는 사퇴했다는 안내문이 붙어있었을 뿐입니다.(저는 경기도 고양시에 거주합니다)

 

현대 대의민주주의 정치에서 선거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대의기관을 구성하고 견제하고 심판하며 사회를 구성하는 개개인의 의사가 왜곡되지 않고 자유롭고 강력하게  표출되는 유일한 수단이 선거입니다. 중요하기에 선거를 관리하는 기관을 헌법에서 명시하여 보장하는 것입니다. 즉 국회의원들이 법률을 만들어 선거를 주관하는 기관의 독립성을 침해하지 못하게 국가 최상위 법인 헌법으로 보장하는 것입니다.

 

선거의 중요성에 비추어 볼 때 사회구성원들의 의사는 왜곡되지 않아야 하고 바르고 정확하게 전달되어야 합니다. 설령 적잖은 비용이 들더라도 의사의 왜곡된 전달이나 그 가능성이 크다면 바로 고쳐야 합니다.

 

선거관리위원회는 심상정씨 표시란을 수기로라도 줄을 그어서 제거했어야 합니다. 심상정씨 표시란을 그대로 놔두어서 실수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은 충분히 예측가능하고 소중한 투표참가자의 의사는 왜곡되거나 반영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어떤식으로든 막으려고 노력했어야 합니다. 그것이 또한 국가 최고규범인 헌법에서 선거관리위원회를 보장하는 이유입니다.

 

이번 6.2지방선거 과정에서 선거관리위원회는 마뜩잖은 행동을 많이 했습니다. 누구보다도 공정해야할 기관이 정부여당을 편들고 있는 것같은 의심스런 행동을 했었습니다. 그리고 이번 심상정씨 표시란을 그대로 방치한 것은 또 하나의 의심스런 행동으로 보여집니다.

 

 

이런 와중에 많은 다른 지역들에서 한나라당이 패배한 것이 위안이 됩니다.